채권 ETF와 듀레이션 — 금리 1%p가 가격을 흔드는 크기

채권 ETF와 듀레이션 — 금리 1%p가 가격을 흔드는 크기

TL;DR

  • 채권 ETF의 금리 민감도는 듀레이션 한 숫자로 요약된다. 금리가 1%p 움직이면 가격은 대략 듀레이션 배수만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 대부분의 채권 ETF는 만기가 없다. 짧아진 채권을 계속 교체해 듀레이션을 유지하므로,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 원리금을 받는다는 개별 채권의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 국내 상장 채권 ETF는 분배금뿐 아니라 매매차익도 배당소득으로 과세된다. 개인이 개별 채권에서 표면이자에만 세금을 내는 것과 갈린다.

듀레이션은 만기가 아니라 회수 시점의 무게중심이다

듀레이션은 채권에 넣은 돈을 이자와 원금으로 평균 언제쯤 돌려받는지 나타내는 가중평균 기간이다. 중간 이자를 현재가치로 환산해 가중치를 주므로, 이자를 주는 채권의 듀레이션은 잔존만기보다 짧다. 중간 이자가 없는 채권에서만 둘이 같아진다.

여기까지는 시간의 단위다. 돈이 들어오는 시점이 멀수록 같은 금리 변화에 현재가치가 크게 달라지므로, 듀레이션은 금리 민감도를 재는 지표로도 쓰인다.

엄밀히 나누면 시간을 뜻하는 쪽이 맥컬리 듀레이션, 가격 변동률 계산에 쓰는 쪽이 수정듀레이션이다. 수정듀레이션은 맥컬리 듀레이션을 (1 + 만기수익률 ÷ 연간 이자지급 횟수)로 나눈 값이라 조금 작고, 상품 자료에 적힌 듀레이션은 대개 이쪽이다.

금리 1%p에 가격이 얼마나 움직이는가

계산식은 한 줄이다. 가격 변동률은 대략 수정듀레이션 × 금리 변동폭(%p)에 마이너스를 붙인 값이다. 듀레이션 5인 채권의 금리가 1%p 오르면 가격은 약 5% 내린다. 아래는 그 개략치다.

듀레이션(년) 금리 +0.5%p 금리 +1%p 금리 -1%p
0.5 (초단기) 약 -0.25% 약 -0.5% 약 +0.5%
2 (단기) 약 -1% 약 -2% 약 +2%
3 (중기) 약 -1.5% 약 -3% 약 +3%
6 (중장기) 약 -3% 약 -6% 약 +6%
10 (장기) 약 -5% 약 -10% 약 +10%
17 (초장기) 약 -8.5% 약 -17% 약 +17%

표의 숫자는 가격만 본 것이다. 총수익에는 편입 채권에서 받는 이자가 더해지므로, 금리가 올라 가격이 빠져도 높아진 금리로 이자가 쌓이며 손실은 시간이 지나며 줄어든다. 다만 듀레이션이 길수록 하락폭이 크고 메우는 시간도 길어진다. 회복 속도는 복리 계산기로 가늠할 수 있다.

채권 ETF의 듀레이션은 시간이 지나도 줄지 않는다

개별 채권은 시간이 지날수록 잔존만기와 듀레이션이 줄고 가격은 액면가에 수렴한다. 중간에 평가손이 나도 만기까지 버티면 약속된 원리금을 받는다. 채권형 ETF에서는 이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다.

지수를 따르는 채권 ETF는 잔존만기 3년처럼 특정 구간을 유지하도록 설계된다. 편입 채권의 만기가 짧아져 기준을 벗어나면 팔고 더 긴 채권으로 갈아탄다. 이 교체가 반복되니 듀레이션은 처음 산 날이나 3년 뒤나 비슷하고, 기다리면 원금으로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다.

예외가 만기매칭형(존속기한형) ETF다. 비슷한 시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만 담아 시간이 갈수록 듀레이션이 줄고, 존속기한에 이르면 청산 후 상장폐지된다. 개별 채권의 만기 구조를 ETF에 넣은 형태다.

구분 개별 채권 일반 채권 ETF 만기매칭형 ETF
만기 있음 없음 있음(존속기한)
듀레이션 변화 줄어든다 교체로 유지된다 줄어든다
끝까지 보유하면 원리금 수령 직접 매도 청산 대금 수령
개인 과세 대상 표면이자 분배금 + 매매차익 분배금 + 매매차익

듀레이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세 가지

볼록성. 금리와 채권 가격의 관계는 직선이 아니라 볼록한 곡선이다. 그래서 같은 1%p라도 금리가 내릴 때의 상승폭이 오를 때의 하락폭보다 크다. 듀레이션으로 계산한 값은 곡선에 그은 접선이라, 금리 변동폭이 크고 듀레이션이 길수록 실제와 벌어진다.

신용 스프레드. 회사채를 담은 상품은 국고채 금리가 그대로여도 발행 기업의 신용도가 흔들리면 가격이 내린다. 듀레이션에 잡히지 않는 위험이라 평균 신용등급을 따로 봐야 한다.

환율. 해외 채권을 담은 상품은 금리와 환율 두 축이 동시에 움직인다. 이름 뒤의 (H)는 환헤지형 표시로, 환율 영향을 줄이는 대신 헤지 비용이 든다. 환노출형은 환율 등락이 그대로 반영된다. 환율의 경로는 원달러 환율과 주식에 정리했다.

사기 전에 확인할 네 가지

첫째, 듀레이션이다. 운용사 상품 페이지와 투자설명서에 평균 듀레이션과 잔존만기가 적혀 있다. 상장된 채권 ETF 목록과 기초지수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국고채 금리 수준은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서 확인한다.

둘째, 만기수익률과 신용등급이다. 만기수익률은 지금 담긴 채권을 만기까지 들고 갈 때의 연 수익률이고, 신용등급은 그에 얹힌 위험의 크기다.

셋째, 비용이다. 채권 ETF는 기대수익률이 주식형보다 낮아 보수 차이의 비중이 크다. 총보수와 실제 부담의 차이는 ETF 총보수와 실부담비용에서 다뤘다.

넷째, 세금이다. 국내 상장 채권 ETF는 분배금과 매매차익 모두 배당소득으로 보아 15.4%(지방소득세 포함)를 원천징수한다. 매매차익은 실제 차익과 매수·매도 시점의 과세표준 기준가격 차이 중 작은 금액에 세율이 붙는 보유기간과세 방식이다. 다른 금융소득과 합쳐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며, 기준은 배당소득세와 금융소득종합과세에 있다.

자주 묻는 질문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 장기채 ETF를 사면 되는가

기준금리 인하가 곧 장기금리 하락은 아니다. 시장 금리는 예상을 미리 반영하고, 기준금리가 내려도 장기 구간은 물가나 국채 수급에 따라 반대로 가기도 한다. 경로는 기준금리와 주식에 정리했다.

듀레이션이 8년이면 8년을 보유해야 하는가

아니다. 듀레이션은 권장 보유 기간이 아니라 금리 민감도를 나타내는 숫자다. 일반 채권 ETF에는 만기가 없어 8년을 채운다는 개념이 없고, 8년 뒤에도 듀레이션은 8년 언저리다.

분배금이 높은 채권 ETF가 더 나은 선택인가

분배금 수준은 편입 채권의 표면금리와 분배 정책에 따라 갈릴 뿐, 총수익은 가격 변동과 이자를 합해 판단한다. 세후로 얼마가 남는지는 ETF 배당 계산기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한 줄로 줄이면

듀레이션은 보유 기간에 대한 권고가 아니라 금리 1%p에 가격이 몇 퍼센트 흔들리는지 알려주는 숫자이고, 채권 ETF는 시간이 지나도 그 숫자가 줄지 않는 상품이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세율과 상품 구조는 변경될 수 있으므로, 투자 전 운용사 투자설명서와 한국거래소·금융투자협회 등 공식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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