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과 퇴직소득세 — 같은 1억 원에 세금이 여덟 배 갈리는 자리

퇴직금과 퇴직소득세 — 같은 1억 원에 세금이 여덟 배 갈리는 자리

TL;DR

  • 퇴직소득세는 퇴직금을 근속연수로 나눠 세율을 매긴 뒤 다시 근속연수만큼 곱하는 연분연승 구조다. 같은 금액이라도 오래 일하고 받으면 세금이 크게 줄어든다.
  • 퇴직금 1억 원에 붙는 세금은 근속 20년이면 123만 원(실효 1.23%), 근속 5년이면 1,036만 원(10.36%)으로 여덟 배 넘게 벌어진다.
  • IRP로 옮기면 과세가 미뤄지고, 55세 이후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의 70%만 낸다(실제 수령 10년 초과분은 60%).

퇴직급여가 생기는 조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고 4주를 평균해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에게 퇴직급여를 지급하도록 정한다. 5인 미만 사업장도 적용 대상이고, 지급 기한은 퇴직 후 14일 이내다.

법정 수준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해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이다.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 임금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1일 금액이고, 상여금과 연차수당은 연간 금액의 12분의 3만 더한다. 기본급이 아니라 평균임금이 기준이므로 퇴직 직전 3개월에 수당이 몰렸는지가 금액을 바꾼다.

세전·세후 금액은 퇴직금 계산기에 입사일·퇴사일과 3개월 임금을 넣어 확인할 수 있다.

다섯 단계로 흐르는 계산

퇴직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되지 않는 분류과세이고, 계산 순서가 법에 고정돼 있다.

단계 계산 퇴직금 1억 원·근속 20년
① 근속연수공제 근속연수 구간별 정액 4,000만 원
② 환산급여 (퇴직금 − 근속연수공제) × 12 ÷ 근속연수 3,600만 원
③ 환산급여공제 환산급여 구간별 차등 2,480만 원
④ 과세표준·산출세액 (환산급여 − 환산급여공제) × 기본세율 과표 1,120만 원 → 67만 원
⑤ 퇴직소득세 산출세액 ÷ 12 × 근속연수 112만 원

여기에 지방소득세가 소득세의 10%로 더해져 합계는 123만 원이 된다. ②와 ⑤는 서로를 되돌리는 계산이지만, 그 사이에서 세율을 한 번 낮은 구간으로 통과시킨다. 목돈을 월급처럼 펴서 세율을 매기는 장치다.

공제가 근속연수에 묶여 있는 이유

소득세법 제48조는 근속연수공제를 아래와 같이 정한다. 근속연수를 셀 때 1년 미만 기간은 1년으로 올린다.

근속연수 근속연수공제
5년 이하 100만 원 × 근속연수
5년 초과 10년 이하 500만 원 + 200만 원 × (근속연수 − 5)
10년 초과 20년 이하 1,500만 원 + 250만 원 × (근속연수 − 10)
20년 초과 4,000만 원 + 300만 원 × (근속연수 − 20)

환산급여공제는 환산급여 800만 원 이하는 전액, 800만 원 초과 7,000만 원 이하는 800만 원에 초과분의 60%, 7,000만 원 초과 1억 원 이하는 4,520만 원에 초과분의 55%, 1억 원 초과 3억 원 이하는 6,170만 원에 초과분의 45%를 더한 금액이다. 환산급여가 커질수록 공제율이 내려가므로, 근속이 짧아 환산급여가 부풀면 근속연수공제와 환산급여공제에서 두 번 불리해진다.

같은 1억 원에 갈리는 세금

퇴직금을 1억 원으로 고정하고 근속연수만 바꾸면 구조가 한눈에 드러난다.

근속연수 환산급여 과세표준 세금(지방소득세 포함) 실효세율
5년 2억 2,800만 원 1억 870만 원 1,036만 원 10.36%
10년 1억 200만 원 3,940만 원 426만 원 4.26%
20년 3,600만 원 1,120만 원 123만 원 1.23%

5년 근속은 환산급여가 2억 원을 넘겨 기본세율 35% 구간까지 올라가고, 20년 근속은 과세표준 1,120만 원으로 최저 6% 구간에서 끝난다. 근속연수가 세율 구간을 결정한다. 이직이 잦아 퇴직금을 여러 번 짧게 정산받으면 같은 총액에도 세금이 더 붙는 이유가 여기 있다.

IRP로 옮겨 과세를 미루는 자리

퇴직급여를 개인형 IRP로 이체하면 그 시점에는 퇴직소득세를 떼지 않고 계좌에서 꺼낼 때 과세한다. 이것이 과세이연이고, 퇴직연금제도(DB·DC)에서는 적립금이 IRP로 넘어가는 것이 기본 경로다.

퇴직금제도에서 일반 계좌로 세후 금액을 이미 받았더라도 되돌릴 수 있다. 지급일부터 60일 이내에 IRP로 입금하고 과세이연계좌신고서를 금융회사에 제출하면 회사가 원천징수했던 퇴직소득세가 IRP로 환급돼 들어온다. 일부만 옮기면 옮긴 비율만큼 환급된다.

다만 미룬 세금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IRP를 해지해 일시금으로 받으면 이연된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낸다. 실익은 세금 몫까지 그 기간 운용된다는 점과 연금 수령 시 감면이 붙는다는 점이다. 세액공제 한도와 중도해지 비용은 연금저축·IRP 세액공제에서 다뤘다.

연금으로 받을 때 깎이는 30%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이연퇴직소득세의 70%만 부과된다. 실제 연금수령 기간이 10년을 넘어간 뒤 받는 금액에는 60%가 적용된다. 이연퇴직소득이 들어 있는 계좌는 가입 5년 경과 요건이 면제돼 55세가 되면 바로 신청할 수 있다.

조건은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받는 것이다. 한도는 과세기간 개시일의 계좌 평가액을 (11 − 연금수령연차)로 나눈 뒤 120%를 곱한 금액이고, 연금수령연차가 11년 이상이면 한도를 두지 않는다. 첫해 한도가 평가액의 12%에 그치는 설계여서, 감면을 온전히 받으려면 최소 10년 이상 나눠 받아야 한다.

한도를 넘겨 받은 금액은 연금외수령으로 보아 감면 없이 과세된다. 퇴직소득이 종합소득과 합산되지 않는 것처럼 금융소득도 세목별로 칸이 나뉘는데, 그 경계는 금융투자소득 과세 구조에서 정리했다.

자주 묻는 질문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면 퇴직금이 없는가

법정 퇴직급여는 계속근로기간 1년 이상에서 생기므로 1년 미만이면 청구권이 없다.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서 더 넓게 정한 경우에는 그 기준이 적용된다. 퇴직금은 재직일수에 비례해 계산되므로 1년을 며칠 넘겼는지가 금액을 가른다.

퇴직금을 받으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하는가

퇴직소득은 분류과세라 다른 소득과 합산되지 않고, 회사가 원천징수하거나 과세이연으로 처리하므로 대부분 따로 신고할 것이 없다. 공제가 제대로 적용됐는지는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의 근속연수·환산급여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근속이 짧으면 IRP 이전 효과가 더 큰가

그렇다. 짧은 근속은 환산급여가 부풀어 높은 세율 구간에 걸리므로 처음 떼이는 세액이 크고, 깎이는 30%의 절대 금액도 함께 커진다. 20년 넘게 근속해 실효세율이 1%대라면 감면액은 크지 않다.

한 줄로 줄이면

퇴직소득세를 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퇴직금 액수가 아니라 근속연수이고, 근속연수를 바꿀 수 없다면 남은 선택지는 받는 방식뿐이다. 일시금으로 끝내는 대신 IRP로 옮겨 55세 이후 10년 이상 나눠 받는 쪽이 세금을 가장 크게 줄인다.

이 글은 퇴직급여 제도에 대한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상품의 가입이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세율·공제 기준과 수령 요건은 개정될 수 있으니 실제 수령·신고 전에는 국세청과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공식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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