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 72를 연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 되는 햇수가 나온다. 연 6%면 12년, 연 8%면 9년이다.
- 복리의 힘은 수익률보다 시간에서 나온다. 같은 조건에서 기간이 세 배가 되면 결과는 세 배가 아니라 훨씬 크게 벌어진다.
- 72법칙은 매년 같은 수익률이 붙는 거치식을 가정한다. 변동성이 큰 자산이나 매달 넣는 적립식에는 그대로 쓸 수 없다.
단리와 복리는 어디서 갈라지나
단리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다. 1,000만 원을 연 6% 단리로 10년 두면 매년 60만 원씩 총 600만 원이 붙어 1,600만 원이 된다.
복리는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다. 같은 조건이면 약 1,791만 원이다. 10년 시점의 차이는 191만 원 남짓이라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기간을 늘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30년이면 단리는 2,800만 원, 복리는 약 5,743만 원이 된다. 원금 대비 이자가 단리는 1.8배인데 복리는 4.7배다.
| 기간 | 단리 6% | 복리 6% | 차이 |
|---|---|---|---|
| 10년 | 1,600만 원 | 약 1,791만 원 | 약 191만 원 |
| 20년 | 2,200만 원 | 약 3,207만 원 | 약 1,007만 원 |
| 30년 | 2,800만 원 | 약 5,743만 원 | 약 2,943만 원 |
표에서 볼 것은 마지막 열의 증가 속도다. 차이가 191만 원에서 1,007만 원, 다시 2,943만 원으로 뛴다. 복리는 뒤로 갈수록 가팔라지는 곡선이라 초반의 밋밋함만 보고 판단하면 곡선의 대부분을 놓친다.
72법칙이 성립하는 이유
원금이 두 배 되는 데 걸리는 햇수는 72를 연 수익률(%)로 나눠 어림잡는다. 연 3%면 24년, 연 6%면 12년, 연 8%면 9년, 연 12%면 6년이다.
정확한 값은 로그로 구한다. 연 6%의 실제 배증 기간은 11.9년으로 72법칙의 12년과 거의 같다. 연속복리라면 상수는 69.3에 가깝지만, 1년에 한 번 이자가 붙는 현실에서는 72가 더 잘 맞고 약수가 많아 암산에도 편하다.
| 연 수익률 | 72법칙 | 실제 배증 기간 |
|---|---|---|
| 2% | 36.0년 | 35.0년 |
| 4% | 18.0년 | 17.7년 |
| 6% | 12.0년 | 11.9년 |
| 8% | 9.0년 | 9.0년 |
| 12% | 6.0년 | 6.1년 |
| 20% | 3.6년 | 3.8년 |
표를 보면 8% 부근에서 오차가 가장 작고 양쪽으로 멀어질수록 벌어진다. 연 20%처럼 높은 수익률에서는 72법칙이 기간을 짧게 잡아 낙관 쪽으로 어긋난다.
이 규칙이 쓸모 있는 이유는 수익률 차이가 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눈에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연 3%와 연 6%는 숫자로 3%포인트 차이지만 배증 기간은 24년과 12년으로 절반이다.
같은 법칙을 물가와 비용에 적용하면
72법칙은 늘어나는 것에만 쓰이지 않는다. 물가가 연 3%씩 오르면 24년 뒤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양은 절반이 된다. 예금 금리가 물가 상승률보다 낮으면 잔고는 늘어도 구매력은 줄어든다는 뜻이다.
비용도 같은 방식으로 읽힌다. 연 1%의 보수는 수익률을 1%포인트 낮추는 것과 같아서, 연 7%가 6%가 되면 배증 기간이 10.3년에서 12년으로 밀린다. 1.7년어치의 복리가 매 사이클 사라지는 셈이다.
세금은 재투자될 원금 자체를 줄인다. 이자와 배당에 과세가 매년 일어나는 계좌와 인출 시점까지 미뤄지는 계좌는 20년 뒤 결과가 눈에 띄게 갈린다. 중도 인출도 마찬가지다. 빼낸 돈이 만들었을 미래의 이자까지 함께 사라진다.
72법칙이 무너지는 자리
가장 흔한 오용은 변동성이 큰 자산에 산술평균 수익률을 넣는 것이다. 첫해 +50%, 다음 해 −50%면 산술평균은 0%지만 원금은 75%로 줄어 있다. 복리에 들어갈 값은 산술평균이 아니라 연평균 성장률이며, 변동이 클수록 이 둘의 간격이 벌어진다.
두 번째는 적립식에 쓰는 것이다. 72법칙은 목돈을 한 번 넣고 두는 거치식을 가정한다. 매달 넣는 돈은 각각 투자 기간이 달라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복리가 붙을 시간이 없다.
세 번째는 손실 회복이다. 반토막 난 자산이 원래 가격으로 돌아오려면 100%가 올라야 한다. 하락과 상승은 대칭이 아니어서, 큰 손실을 피하는 것이 높은 수익률을 좇는 것보다 복리 곡선에 더 크게 기여하는 구간이 있다(물타기와 평단가).
직접 계산해 보기
원금·월 적립액·수익률·기간을 넣으면 최종 금액과 이자 비중을 보여주는 복리 계산기로 확인할 수 있다. 적금 금리를 견줄 때는 단리·복리와 세후 실수령액을 함께 계산하는 적금 이자 계산기가 편하다. 은퇴 자금처럼 긴 기간을 다룬다면 FIRE 계산기에서 목표액과 도달 시점을 함께 보는 쪽이 현실적이다.
자주 묻는 질문
72 말고 70이나 69를 쓰는 것은 무엇인가
같은 계산의 다른 근사값이다. 이자가 연속으로 붙는 경우의 정확한 상수는 69.3에 가깝고, 낮은 금리 구간에서는 70이 더 잘 맞는다. 1년 단위로 이자가 붙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72가 오차도 작고 나누기도 쉽다.
월 복리 상품이면 계산이 달라지나
연 이자율이 같아도 월 복리는 실효 수익률이 조금 높아 배증 기간이 약간 짧아진다. 다만 국내 예·적금 금리대에서 차이는 크지 않으므로 어림값으로는 그대로 써도 된다.
주식 수익률에도 72법칙을 쓸 수 있나
장기 기대수익률을 가정한 개략적인 계획에는 쓸 수 있지만 결과를 약속으로 읽으면 안 된다. 주식은 해마다 수익률이 달라 실제 경로가 표와 크게 어긋나며, 중간의 큰 하락이 배증 기간을 통째로 밀어낸다.
한 줄로 줄이면
복리에서 가장 강한 변수는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이고, 가장 무서운 적은 한 번의 손실이 아니라 매년 조용히 빠져나가는 비용이다.
이 글은 금융 개념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상품의 가입 권유가 아닙니다. 실제 수익률과 세금은 상품·계좌 유형에 따라 다르므로 각 금융기관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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