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 등기부등본은 표제부·갑구·을구 세 칸으로 나뉜다. 표제부는 어떤 집인지, 갑구는 누구 소유인지, 을구는 그 집에 어떤 빚이 걸려 있는지를 적는다.
- 을구의 채권최고액은 대출 원금이 아니라 담보 상한이고, 통상 원금의 120%로 설정된다. 계약 판단은 이 금액을 그대로 쓰는 편이 안전하다.
- 갑구에 가압류·가처분·가등기·경매개시결정이 보이면 금액을 따지기 전에 계약을 멈춘다. 소유권 자체가 흔들리는 표시다.
세 칸이 각각 답하는 질문
등기부등본의 정식 이름은 등기사항전부증명서다. 한 장짜리 서류처럼 보이지만 성격이 다른 세 칸이 붙어 있고, 칸마다 확인할 것이 정해져 있다.
| 구분 | 적히는 내용 | 계약 전 확인할 것 |
|---|---|---|
| 표제부 | 소재지·지번·지목·면적, 건물 명칭과 동호수, 구조 | 계약서에 쓸 주소·동호수·전용면적이 일치하는지 |
| 갑구 | 소유권 — 소유권이전, 가등기, 가처분, 가압류, 압류, 경매개시결정 | 등기상 소유자와 계약 상대방이 같은 사람인지 |
| 을구 | 소유권 외의 권리 — 근저당권, 전세권, 지상권, 지역권 | 선순위 채권이 얼마나 걸려 있는지 |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은 표제부가 건물 전체와 전유부분으로 나뉘어 두 번 나온다. 내가 쓰는 면적은 전유부분 표제부의 숫자이고, 계약서 주소와 동호수도 현관 번호가 아니라 표제부 표기를 따른다.
열람과 발급은 다른 서류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주소만 넣으면 바로 뗄 수 있다. 화면으로 확인하는 열람은 700원, 제출용 발급은 1,000원이다. 열람용 출력물에는 ‘열람용’ 문구가 찍혀 증명서로서의 효력이 없으므로, 은행 대출이나 관공서 제출에는 발급을 골라야 한다.
선택 항목에서 놓치기 쉬운 것이 두 가지다. 첫째, ‘말소사항 포함’으로 떼야 과거 이력이 보인다. 해결된 등기에는 빨간 줄이 그어진 채 남는데, 유효사항만 뽑으면 그 줄이 나오지 않는다. 근저당이 걸렸다 풀린 일이 반복된 집은 앞으로도 같은 일이 생길 여지가 있고, 최근 말소된 권리가 있으면 완제 확인서류를 요청할 근거가 된다.
둘째, 첫 장의 ‘주요 등기사항 요약’은 참고용이다. 요약표에는 접수 순서와 말소 이력이 빠지므로 본문 세 칸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
채권최고액을 대출금으로 읽지 않는다
을구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근저당권이다. 여기 적힌 채권최고액은 은행이 빌려준 돈이 아니라, 원금에 장래의 이자와 지연손해금까지 더해 담보로 잡아 둔 상한선이고, 통상 원금의 120% 수준으로 설정된다. 원금 1억 원이면 1억 2,000만 원으로 적힌다.
역산해 원금을 추정할 수는 있지만, 계약 판단에는 등기에 적힌 채권최고액을 그대로 쓰는 편이 맞다. 경매 배당의 기준이 되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선순위 채권액과 내 보증금의 합이 시세의 80%를 넘으면 위험 주택으로 본다.
시세 5억 원인 집에 채권최고액 1억 2,000만 원이 걸려 있고 보증금 2억 5,000만 원으로 들어간다면 (1억 2,000만 + 2억 5,000만) ÷ 5억 = 74%로 기준 안쪽이고, 보증금 3억 원이면 84%가 되어 선을 넘는다. 시세는 매도 희망가가 아니라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의 최근 실거래가로 잡는다. 전세가율이 높은 집은 애초에 갭투자 물건일 수 있고, 선을 넘는다면 전월세 전환 계산기로 보증금을 낮춘 경우를 함께 계산해 보는 편이 낫다.
갑구에서 멈춰야 하는 표시
금액 계산보다 앞서는 단계가 있다. 갑구에 아래 표시가 있으면 조건을 조정할 문제가 아니라 계약 대상에서 빼는 쪽으로 판단한다.
| 표시 | 뜻 | 왜 위험한가 |
|---|---|---|
| 가압류·압류 | 채권자가 처분을 임시로 묶은 상태 | 소유자의 채무 문제가 드러난 신호이고 경매로 이어질 수 있다 |
| 가처분 |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진행 중 | 소송 결과에 따라 소유자가 바뀔 수 있다 |
|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 | 장래 소유권을 넘겨받을 권리를 미리 보전 | 본등기가 되면 뒤의 권리가 밀려난다 |
| 경매개시결정 | 경매 절차가 시작됨 | 배당 순서에 따라 보증금이 남지 않는다 |
| 신탁등기 |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넘어가 있음 | 수탁자 동의 없는 임대차는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 |
등기상 소유자가 신탁회사이면 집주인이라 소개된 사람은 위탁자일 뿐이므로, 신탁원부를 확인하고 수탁자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사기예방센터도 계약 전 확인 항목으로 같은 내용을 안내한다.
순위는 날짜가 아니라 번호로 갈린다
등기의 순위는 등기한 순서로 정해진다. 부동산등기법은 같은 구 안의 등기끼리는 순위번호로, 갑구와 을구처럼 다른 구의 등기끼리는 접수번호로 순서를 따진다고 정한다. 소유권이전과 근저당권 설정이 같은 날짜여도 접수번호를 보면 어느 쪽이 먼저인지 드러난다.
임차인에게 더 중요한 시차가 하나 더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은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 0시에 생긴다. 잔금을 치르고 전입신고를 한 그날 집주인이 근저당을 설정하면, 같은 날짜라도 근저당이 선순위가 된다. 그래서 잔금일 당일 등기부등본을 다시 떼어 계약 때 없던 권리와 그 접수일자·접수번호를 확인하고, 새 권리가 보이면 잔금을 보내기 전에 말소 조건을 문서로 정리해야 한다. 임대차 3법의 보호 장치도 이 순위가 뒤집히면 보증금을 전부 지켜 주지 못한다.
자주 묻는 질문
등기부등본을 확인했으면 보증금은 안전한가
그렇지 않다. 우리 등기부는 공신력이 없어, 등기를 믿고 거래했더라도 그 기재가 실제 권리관계와 다르면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등기는 1차 관문이고,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필요하면 전세보증보험까지 겹쳐 두는 것이 실제 방어선이다.
계약 전에 한 번 떼면 충분한가
부족하다. 조건을 맞출 때,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당일, 잔금을 보내는 당일 세 번 떼고, 그때마다 접수일자를 대조해 직전 열람 이후 새로 접수된 등기가 있는지 본다.
근저당이 있는 집은 무조건 피해야 하나
아니다. 소유자가 주택담보대출을 쓰고 있는 집은 흔하고, 기준은 존재 여부가 아니라 금액이다. 채권최고액과 내 보증금의 합이 시세의 80% 안쪽인지 보고, 잔금일에 말소하는 조건이라면 말소 시점과 위반 시 효력을 특약으로 적어 둔다.
한 줄로 줄이면
등기부등본은 표제부에서 집을 확인하고, 갑구에서 멈출 이유를 찾고, 을구에서 금액을 계산하는 순서로 읽는다. 갑구에 가압류·가등기·신탁 표시가 있으면 금액 계산으로 넘어가지 않고, 없으면 채권최고액과 보증금의 합이 시세의 80% 안쪽인지 본다. 계약일과 잔금일에 같은 서류를 다시 떼어 접수일자를 대조한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수료와 제도는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개별 등기의 해석은 사안마다 다르니, 실제 계약 전에는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공식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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